킥스사이다
메탄올? 에탄올? 워셔액 속시원히 파헤쳐 드립니다.
  • 2018.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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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앞 유리가 지저분해졌을 때 단시간에 깨끗하게 만들고자 뿌리는 차량관리 필수품! 워셔액에 대해 최근 논란이 일어났던 적이 있습니다. 바로 주요 성분 중 하나인 ‘알코올’을 두고 유해성 여부가 화제가 됐던 것이죠. 그럼 왜 이런 논란이 일어났으며, 어떤 워셔액이 안전한지, 그리고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더욱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워셔액은 계면활성제, 물, 알코올로 이루어져있다고?

기름 성분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워셔액은 이런 물질을 빨리 녹일 수 있는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하나는 바로 계면활성제입니다. 계면활성제는 물과 기름 사이에 형성된 막을 무너뜨려서 오염물질이 물과 함께 쉽게 씻겨져 나갈 수 있게 해줍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샴푸를 비롯해 주방세제나 세탁세제도 이 성분이 들어있죠.

 

계면활성제 제품들

 

또 하나의 성분이자 사실상 대부분을 구성하는 것이 바로 물입니다. 물은 기본적으로 씻어내는 역할을 하죠. 가끔 고농축 또는 알약 형태의 워셔액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물을 제거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물에 희석에서 사용해야 하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워셔액을 구성하는 성분 중 하나가 바로 알코올입니다. 알코올도 기름의 결합 구조를 무너뜨려 세정하는 효과를 발휘하기는 하지만, 워셔액에서는 그 역할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알코올은 왜 들어가 있는 걸까요?

 

워셔액에 왜 알코올이 들어가 있을까?

일단 물을 함유한 워셔액이 부패하지 않도록 해주는 ‘방부제 역할’이 첫 번째입니다. 워셔액은 자동차 내부의 열기, 그리고 여름이면 외부의 열기에 노출되어 있지만, 탱크에 고여있기 때문에 부패될 수 있죠.

 

또 하나의 역할은 어는 것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이는 첫 번째와 반대의 이유죠. 알코올은 물보다 어는 점이 낮기 때문에 물이 대부분인 워셔액이 얼지 않도록 해주는 부동액과 같습니다.

 

[ 부동액이 뭔지 궁금하다면? 클릭>> 자동차도 겨울 준비가 필요해! 부동액과 냉각수 ]

 

끝으로 알코올은 잔여 기름때를 녹이고 빠른 속도로 유리창에서 워셔액의 흔적들이 사라지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물과 계면활성제로만 되어 있다면 와이퍼로 닦아도 물기가 남아있기 때문이죠.

 

워셔액으로 창문을 닦아내는 와이퍼 모습

 

그 외에 제조사마다 특별한 향이나 색소를 넣기도 하지만, 사실 워셔액의 성능과는 크게 무관한 것들입니다.

 

메탄올과 에탄올,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그런데 최근에 문제가 된 것이 바로 워셔액에 들어가 있는 알코올입니다. 일단 알코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메틸알코올(메탄올)과 에틸알코올(에탄올)로 말이죠.

 

메탄올과 에탄올 비교

 

결론적으로, 메틸알코올(메탄올)은 인체에 흡수되면 곧바로 포름알데하이드를 생성하는, 소위 ‘맹독성' 물질입니다. 특히 메탄올이 위험한 이유는 체내 배출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인체에 더욱 오래 남아 독성을 분비한다는 것이죠.

 

반면 에틸알코올(에탄올)은 비슷한 성질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인체 유해성이 낮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되고 있는 성분입니다. 에탄올은 마치 술이 인체에 흡수되었다가 배출되는 과정과 거의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비교적 빨리 그리고 쉽게 체내로 배출되죠. 이런 이유로 이미 유럽에서는 메탄올 워셔액의 사용이 금지되었다고 합니다.

 

에탄올을 사용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요?

당연히 그렇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제조 시 단가에 있습니다. 메탄올은 제조 시 단가가 저렴한 편이지만, 에탄올은 제조 시 단가가 메탄올에 비교해 비싸죠. 보통 메탄올이 에탄올 가격의 30%가량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제조사는 저렴한 가격에 제작할 수 있고, 소비자 또한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소비할 수 있기 때문에 메탄올 워셔액을 사용해왔던 것이죠.

 

메탄올에 비해 제조 단가가 비싼 에탄올

 

이 외에도 몇 가지 이유가 있기는 합니다만, 그간 워셔액은 식용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법의 규제를 받지 않았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메탄올을 워셔액의 주요 성분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메탄올 워셔액, 밖에서 뿌리는데 인체로 흡수된다고?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분명 자동차 밖에서 뿌리는데 어떻게 인체로 유입된다는 걸까요? 문제는 바로 에어컨에 있습니다. 워셔액을 뿌리면 와이퍼로 쓸어 내리는데, 쓸려나간 워셔액은 앞유리창 아래쪽으로 흘러내리게끔 되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에어컨을 위한 공기 통로 쪽으로 일부가 유입되죠. 그리고 에어컨을 작동시키면 공기가 실내로 유입되면서 이 성분 중 일부가 들어오는 셈입니다. 이는 히터를 작동시키는 경우에도 동일합니다.

 

차량 내 에어컨 버튼

 

물론 다량으로 들어오진 않지만, 미량이나마 지속해서 유입됐을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메탄올은 다량으로 흡수할 경우 중추신경 마비 또는 실명이라는 치명적인 손상을 유발하는 물질이며, 또한 체내에서 배출이 느린 물질이기 때문에 유해성 논란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에탄올 워셔액이라면 유해성에서는 크게 문제 되지 않지만, 그래도 최대한 차단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팁을 알려드리면, 워셔액을 사용해야 하는 시점이 되면 되도록 실내 공조 장치를 내기 순환으로 돌려놓고 사용하세요. 그러면 외부 공기 유입이 차단되면서 워셔액의 유입도 최대한 막을 수 있습니다.

 

차량 내기 순환 버튼

 

에탄올 워셔액은 얼마나 안전할까?

그렇다면, 에탄올 워셔액이라면 100% 안전할까요? 적어도 유독성이나 유해성 문제에 있어서는 메탄올 워셔액보다 안전하다고 검증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남아 있죠. 바로 발화 가능성입니다. 이는 메탄올, 에탄올 구분 없이 남아 있는 문제로, 알코올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 때문에 생긴 문제입니다.

 

알코올은 아주 강력한 휘발성 물질이자 동시에 인화성 물질이죠. 물에 희석되어 있다고 해도 직접 화기를 가져갈 경우 발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특히 에탄올은 기화되는 시점에서는 인화점이 78도 정도이기 때문에 발화 가능성이 상당히 높죠. 그래서 엔진 열기 등으로 인해 불이 붙을 가능성이 제기된 적이 있습니다.

 

불타고 있는 자동차

 

결론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만, 자연 발화 가능성은 비교적 낮은 편이고, 실제로 불이 붙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대부분은 사고로 인해 워셔액 탱크가 깨졌을 때입니다.

 

물론, 사고 발생 시 불이 붙으면 당연히 위험해질 수 있고, 또한 정전기 등으로 인해 기화된 알코올에 불이 붙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발화 가능성이 작아, 이 부분에 대한 정책이나 규제는 없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에탄올 워셔액을 구입하실 때에는 KC 인증을 비롯해 자체 발화 테스트 등을 거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겠죠.

 

2018년부터 메탄올 워셔액 사용 안돼요!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더 이상 메탄올, 에탄올을 구분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입니다. 2018년부터 메탄올 워셔액의 제조 및 판매, 사용이 금지되었기 때문입니다.

 

[ 2018년, 메탄올 워셔액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다는데?! 궁금하다면 클릭! ]

 

그러니까 지금부터 생산되는 대부분의 워셔액은 에탄올을 기본으로 사용한다는 것. 독성도 낮을뿐더러 와이퍼 및 기타 플라스틱이나 고무류의 부식도 거의 없으니, 이제부터는 당연히 에탄올 워셔액을 사용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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